BND 자료사진/ 뉴시스

독일 첩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가 유연한 근무 환경을 원하는 요즘 지원자들 때문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BND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직원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청년층이 요구하는 근로 조건을 들어줄 수 없어 고민에 빠졌다.

젊은 세대는 원격 근무를 선호하거나 일터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길 원한다. 반면 정보기관 요원은 외부에서 첩보활동을 벌이고 철통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BND의 브루노 칼 국장은 “요즘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런 조건을 우리는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BND 구성원은 6500명 정도인데 최근 채용 시장의 변화로 지원자 수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특히 유연 근로를 원하는 분위기가 팬데믹 사태를 지나면서 한층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재택근무를 검토하는 정보기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해외정보국(SIS·MI6)은 최근 채용 웹사이트에서 “개인적 약속을 피해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재택근무와 관련해 이를 검토하는 “여러 실무 그룹”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BND는 냉전 시대이던 1956년 서독에서 설립됐으며 1989년 동서독이 통일한 뒤에도 입지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하기 전 미국과 긴밀히 내통하거나 독일 내 언론인을 사찰했던 사건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