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빈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부터 공장에 출몰한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최근 살충제를 뿌렸는데, 이 살충제로 인해 일부 직원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ABC 계열사 WKBW-TV는 뉴욕주 버펄로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직원들이 빈대 출몰과 방역조치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난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공장에 빈대가 출몰한 건 지난달 9일부터지만 사측의 늦장 대응으로 빈대가 더욱 확산했다. 한 직원은 사무실 바닥에 빈대로 추정되는 붉은빛 벌레가 기어다니는 영상을 찍어 제보하기도 했다.
사측은 이달 들어서야 뒤늦게 방역 조치에 나섰는데, 이때 사용한 물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대적인 방역 조치가 있고 난 후인 16일부터 일부 직원들은 안구 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이 부어오르면서 호흡곤란을 겪거나 현기증,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 직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방역 이후 사무실 내부에선 화학물질 냄새가 났고, 의자나 직원들의 재킷에는 살충제 잔여물로 보이는 흰색 물질이 묻어 있었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사측은 빈대를 없애기 위한 임시 조치로 스태리 팹(Steri-Fab)이라는 살충제를 공장에 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리 팹은 실내에 제품을 사용하고 15분 뒤 들어가면 안전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한다고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병가나 유급휴가를 내고 출근을 거부하는 직원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사무실 사진을 접한 한 네티즌은 “스태리 팹은 기본적으로 소독용 알코올이라 흰색 잔여물이 남을 수 없다”며 “테슬라가 뿌린 화학물질은 스태리 팹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현재 테슬라 직원들로부터 수십건의 불만 사항을 접수했으며, 테슬라가 직장 내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