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가 순찰차 지붕에 떨어지는 모습. /CNN

미국에서 경찰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총격으로 오인, 용의자가 탄 차량에 총을 여러 발 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1월 12일 플로리다주 오칼루사카운티의 포트 월턴비치에서 발생했다. 당시 카운티 경찰은 차량 도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황이었다.

신고자는 “남자친구가 차를 돌려주지 않았으며, 문자와 전화로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용의자인 마르퀴스 잭슨을 붙잡아 수갑을 채운 뒤 순찰차 뒷좌석에 태웠다.

경찰이 신고자를 상대로 진술서를 작성할 때였다. 순찰차로 향하던 2년차 경찰 에르난데스 경사가 느닷없이 “총을 쐈다” “총을 쐈다”고 외치며 땅에서 구르기 시작했다. 그는 용의자가 타고 있는 순찰차를 향해 스무 발 가까이 총격을 가한 뒤, 주차돼 있던 또 다른 차량에 몸을 엄폐했다.

총격 소리를 듣고 달려온 동료 경찰은 에르난데스 경사에게 ‘괜찮냐’고 물었다. 그는 “기분이 이상하지만 괜찮다”고 답했다. “총알이 어디서 날아온 것이냐”는 질문에 에르난데스는 “차 안에서”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를 총격으로 들은 경찰의 착각에서 비롯된 소동이었다. 경찰 내부조사 결과 에르난데스 경사가 “총이 발사됐다”고 외치기 직전 도토리 한 개가 순찰차 지붕 위로 튕겨져 날아가는 장면이 바디캠에 포착된 것이었다.

사건 사흘 뒤 에르난데스 경사는“순찰차 조수석 쪽에 갔을때 ‘펑’하는 소리를 들었고, 오른쪽 상반신에서 통증이 느껴져 총에 맞았다고 믿었다”며 총기 사용 경위를 설명했다. 수사관들이 “도토리를 오해했을 가능성은 없느냐”고 묻자, 그는 “내가 들은 소리가 바로 그것”이라며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관들은 해당 경찰관이 도토리를 총성으로 착각했다고 결론냈다. 에르난데스 경사는 지난해 12월 사직했으며, 당시 오해를 받았던 잭슨은 혐의 없이 풀려났다. 잭슨은 페이스북을 통해 “날아드는 총알에 맞지 않으려고 몸을 숙이고 있었다”며 “순찰차 창문이 산산조각 났고,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뿐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경찰은 에르난데스가 실제 위협을 느꼈던 만큼 불법성이 없었다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오인 사격을 저지른 제시 에르난데스는 10년 넘는 경력의 군 특수부대원 출신이나 실제 전투 경험은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