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서 12살 소녀가 63살 남성이 결혼하는 사진/ 가나웹

아프리카 가나에서 영향력 있는 60대 남성 종교지도자가 12세 소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이를 두고 조혼이 비교적 흔한 가나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3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누우모 보르케티 라웨 츠루(63)가 12세 소녀와 결혼했다. 가나에서 결혼할 수 있는 법적 최소 연령은 18세인데, 이보다 6살 어린 소녀를 신부로 맞은 것이다.

츠루는 능구아 원주민 공동체 대제사장이다. 그와 결혼한 소녀는 같은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이라고 한다.

결혼식 당시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 영상에는 특히 두 사람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일부 하객들이 어린 신부에게 ‘남편을 유혹할 옷차림을 하라’ ‘성적 매력을 높이기 위해 향수를 사용하라’ 등 아내로서 의무를 다할 준비를 하라고 조언한 것이다.

이를 두고 비판이 일자, 해당 공동체 원주민 지도자들의 “대중의 분노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한 지도자는 “사제의 아내로서 소녀의 역할은 전통과 관습에 따르는 것”이라며 “소녀는 6년 전부터 사제의 아내가 되기 위한 의식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혼을 위한 과정이 소녀의 교육을 방해하지 않으며, 이 소녀는 출산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가나 법은 18세 미만의 결혼은 금지되지만 현지에선 여전히 조혼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걸즈 낫 브라이즈’(Girls Not Brides)에 따르면, 가나 여성의 19%는 18세 전에 결혼한다. 15세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결혼하는 경우도 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선 제사장을 포함해 이번 결혼 계획을 꾸민 이들을 체포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나 소아과협회는 성명을 내고 “사회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조혼을 승인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소아성애와 같은 일탈 행동을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가나 경찰은 “소녀와 소녀의 어머니를 보호하고 있으며, 사회보호부 등 부처와 협력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