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들과 딸을 납치한 아버지의 교전 상황을 담은 헬기 영상. /더 가디언 보도화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대 딸을 납치한 아버지와 경찰이 교전을 벌이던 중, 경찰 지시로 뛰어나오던 딸이 총에 맞아 숨지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22년 9월 27일 당시 별거 중인 어머니와 살던 15세 소녀 사반나 그라시아노가 아버지 A씨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샌 버나디노 카운티 경찰은 곧장 그 뒤를 따라나섰고 고속도로를 타고 110㎞가량 추격했다.

영상을 보면 경찰은 A씨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에 맞서 A씨도 총을 쏜다. 그러다 A씨 차량과 경찰차 모두 로스앤젤레스 동쪽 사막지대 도로에서 정차했다. 이후 한 경찰이 소녀를 향해 “차에서 내려 이쪽으로 와!”라고 외쳤고, 소녀는 하차 후 땅에 엎드려 있다가 경찰을 향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문제가 발생했다. 소녀가 자세를 낮춘 채 경찰에게 가던 중 반대편에 있던 다른 경찰들이 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소녀를 불렀던 경찰이 “사격 중지! 용의자는 아직 차 안에 있다”고 외쳤지만, 이미 소녀는 총에 맞아 쓰러진 뒤였다. 소녀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고 결국 숨졌다. 아버지 A씨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 과정이 담긴 영상에는 소녀가 총에 맞은 뒤 경찰관이 “오, 안돼”라고 말하는 음성도 녹음돼 있다.

그동안 경찰은 소녀가 맞은 총알이 A씨의 것인지 경찰의 것인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내부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는 ‘부녀가 모두 보안관들의 집중 사격을 당했고 그로인해 사망했다’고 설명돼 있다.

한편 당시 추격전에 동원된 경찰차는 총 4대였다. 경찰은 A씨 차량에서 총기 여러 개와 수백 발의 탄환을 발견해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건은 캘리포니아 법무부에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