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주행 중이던 테슬라 차량이 전방에서 달려오는 열차와 충돌할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운전자는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열차의 건널목 신호등을 감지하지 못했다며 기술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각) 미 NBC 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운전자 크레이그 도티는 지난 8일 오하이오주에서 시속 60마일(96㎞)로 주행 중이었다. 당시 주행보조시스템인 FSD를 작동한 상태였다. 전방에 열차 건널목이 보였고, 곧 열차가 진입하다는 신호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도티는 차량이 건널목의 신호등을 보고 멈출 것으로 예상했지만,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열차를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놀란 운전자는 직접 브레이크를 밟고 운전대를 조작해 겨우 충돌을 피했다.
이 장면은 블랙박스에도 찍혔다. 사고 영상을 보면 전방 철로에 기차가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주행 중이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기차와 충돌 직전 브레이크를 밟고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건널목 차단기에 부딪힌 뒤 멈추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찰의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도로에는 안개가 자욱한 상태였지만, 사고 시점 기준 최소 5초 전에 열차 진입을 알리는 건널목 신호등의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었다.
도티는 “이 시스템이 기차를 보지 못했을 리 없다”며 “안개가 꼈지만 신호등 불빛이 번쩍이는 걸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차 안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니 사고는 당연히 내 잘못”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망할 차가 기차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티는 작년 테슬라를 구매한 뒤 출퇴근길에 FSD 모드를 켠 채 2000마일(3200㎞) 정도를 주행해왔다고 한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은 도티에게 차량 제어 실패를 문제 삼아 175달러(약 24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테슬라는 이번 사고에 논평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테슬라의 FSD는 ‘완전자율주행’이라는 뜻과 달리, 실상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주행 보조 기능이다. 테슬라는 홈페이지에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과 FSD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이 필요하며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 제품을 일시불 8000달러(약 1090만원) 또는 월 99달러에 구독형으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