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커플이 보트와 소방차까지 총동원해 역대급 홍수를 뚫고 결혼식을 강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아침, 이 커플은 고향인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 구이린에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당일 1998년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신부가 결혼식장으로 가던 중 그 지역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신부를 찍은 영상이 공유됐다. 여기에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구급차를 타고 이동한 뒤 구급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신부가 우산을 든 채 보트 안에 앉아 있고 신부 아버지와 신랑이 보트를 미는 장면도 찍혔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한 목격자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부가 배를 타고 결혼식에 가는 걸 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부는 “수위가 성인 기준 가슴까지 차올랐지만 모든 것이 계획돼 있었기 때문에 결혼식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그들의 강한 결혼 의지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부의 결혼식 차량은 고급차보다 훨씬 멋져 보인다” “그들은 문자 그대로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중순 중국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한 폭우는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안후이성에서만 78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달 말 저장성 취저우시에서는 폭우로 서기 192년 동한 시대에 건축된 수이팅먼 성벽이 일부 무너져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