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남미 우루과이로 향하던 여객기가 비행 중 강한 난기류를 만나 탑승객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향하는 UX045 항공편이 난기류를 만나 브라질 나탈 국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사고 여객기는 스페인 국적 에어유로파로, 기종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로 파악됐다.
당시 탑승객은 325명이었으며, 이 중 30명이 갑작스런 난기류로 찰과상 등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브라질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탑승객들은 난기류 당시 기내가 아수라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승객 중 한 명인 막시밀리아노라는 “어느 순간부터 비행기가 흔들리면서 급강하하기 시작했다”며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은 공중으로 솟구쳐 천장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스티븐은 “팔, 얼굴, 다리가 골절된 사람들이 있다”며 “정말 끔찍했다. 다 죽을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거친 기류로 기내 천장이 부서져 내부 부품이 드러나 있거나, 산소 마스크가 내려온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올라왔다. 탑승객 좌석이 파손되기도 했다. 한 남성 승객이 수하물칸으로 굴러들어가 발만 내밀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남성은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짐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에어유로파 측은 또 다른 여객기가 이날 오후 마드리드에서 출발했다며 나탈 국제공항에 있는 승객들을 태우고 다시 우루과이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난기류에 의한 비행기 사고가 늘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앞서 같은 기종인 카타르항공의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지난 5월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중 난기류를 만나 탑승자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난 바 있다. 지난 5월 21일에는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보잉 777-300ER 여객기가 싱가포르로 향하던 중 미얀마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급강하해 승객 1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