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MLB 올스타전 홈 런더비 식전 행사에서 미국 국가를 부르는 인그리드 안드레스. / 유튜브

미국 컨트리 가수 인그리드 안드레스(32)가 메이저리그(MLB) 홈런 더비에서 국가를 부르던 중 음이탈을 일으켜 실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안드레스는 술에 취해 무대에 올라 그랬던 것이라며 사과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안드레스는 전날 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 홈런더비 식전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미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The Star-Spangled Banner)을 무반주로 불렀다.

안드레스는 2021년 미국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컨트리 앨범, 최우수 컨트리 노래, 최우수 신인상 후보로도 올랐던 컨트리 싱어송라이터다.

그런데 안드레스는 이날 노래를 부르는 내내 형편없는 실력을 보였다. 처음부터 불안한 음정으로 시작한 그는 고음 부분에선 여러 차례 음이탈을 일으켰다. 음정도 전혀 맞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가 고음을 쥐어 짜내듯 노래하자 관중석에선 결국 웃음 소리와 야유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모자를 벗어 왼쪽 가슴에 대고 경례하던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안드레스의 노래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알렉 봄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도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안드레스의 국가 제창 영상이 돌아다니며 화제를 모았다. “노래 듣고 엄청 웃었다” “저런 노래를 듣고 침착한 모습을 보인 선수들이 놀랍다” “귀에서 피가 난다” “미국식 코미디인가” “퍼기가 2018년 NBA 올스타전에서 불렀던 것보다 최악이다” 등의 혹평이 나왔다.

인그리드 안드레스의 국가를 듣고 웃고 있는 필라델피아 선수./ 유튜브

‘별이 빛나는 깃발’은 멜로디 범위가 넓고 음역대가 높아 어려운 국가로 꼽힌다. 버클리 음대 조 베넷 교수는 NYT에 “안드레스는 첫 음정을 너무 높게 잡는 실수를 했다”며 “반주도 없어서 중간에 제대로 음정을 바꾸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안드레스는 다음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전날 술에 완전히 취해있던 상태였다”며 “어제 나는 내가 아니었다”며 해명했다. 이어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해 자진해서 재활 시설에 입소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재활 과정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이어 “MLB 관계자와 팬들, 그리고 사랑하는 조국에 사과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