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타티야나 바칼추크(48) 와일드베리스 창업자가 남편과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타티야나가 고려인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타티야나는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남편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타티야나는 2004년 육아 휴직 중 인터넷 쇼핑몰 와일드베리스를 창업했고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웠다. 작년 매출은2조5000억루블(약 40조원)에 달한다. 와일드베리스의 지분 99%는 타티야나가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1%는 남편 소유다.
타티야나의 자산은 81억달러(약 11조원)이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그는 결혼 전 성이 ‘김’인 고려인이기도 하다.
블라디슬라프는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또한 “와일드베리스가 지난달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인 루스 아웃도어에 불리한 조건으로 합병됐다. 아내 바칼추크가 루스의 경영진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며 “와일드베리스도 매출 증가 속도가 크게 느려지는 등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타티야나는 “블라디슬라프의 지분은 1%이며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그가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을 오도하고 조작된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부부 갈등은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공론화하면서 알려졌다. 카디로프는 전날 블라디슬라프와 함께 출연한 텔레그램 영상에서 “가족과 가족의 사업 모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와일드베리스의 자산이 루스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고 있다”고 했다.
바칼추크 부부의 갈등은 크렘린궁 브리핑에서도 언급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가족 관계나 사업 관계에 절대 간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와일드베리스와 루스의 합병은 이달초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막심 오레시킨 크렘린궁 보좌관이 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