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예금주가 직접 방문해야 돈을 인출할 수 있다는 규정 탓에 몸이 불편한 노인이 병상에 실려 은행을 방문하는 일이 벌어졌다.
31일 중국 시나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 산둥성에서 노인 A씨가 병실 침대에 누워 은행을 찾았다. 앞서 A씨 가족은 A씨 명의로 예치된 돈을 찾기 위해 은행을 방문했으나, 은행 측은 “예금주 본인이 와야만 돈을 찾을 수 있다”며 인출을 거부했다.
문제는 A씨가 몸이 불편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점이다. 병원 측도 A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외출을 권하지 않았다. 그의 가족들은 이런 A씨의 상태를 설명했으나 은행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A씨 가족은 형편이 넉넉지 않아 사설 구급차를 부를 수 없었고, 결국 병상에 누워있는 A씨를 직접 은행으로 옮겨야 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는 은행을 방문한 A씨 가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병실 침대를 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현지 네티즌들은 “노인의 존엄을 무시하는 행위” “이동성 문제를 겪는 노인들에게 원칙을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없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작년 한국에서도 본인 확인이 필수적인 은행 업무 절차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가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한 80대 노인은 뇌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가족들이 예금을 대리 수령하려고 했으나 은행 측은 “예금주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돈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노인이 사설구급차에 실려 은행을 방문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