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차량 안으로 독사가 들어와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탈출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2일 (현지 시각) 9NEWS 등 호주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빅토리아주 멜버른 동부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차량 안에서 독사 한 마리가 출몰했다. 차를 운전하던 40대 여성은 다리에서 이상한 감촉을 느꼈고 이어 뱀 한 마리가 자신의 다리 위를 기어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여성은 시속 80㎞로 차를 몰고 있던 상황이었다. 여성은 깜짝 놀랐지만 뱀을 피하면서 침착하게 다른 차량들 사이를 뚫고 나와 갓길로 향했다. 그는 안전하게 정차한 뒤 신발을 벗고 차량 밖으로 뛰쳐나와 다른 운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맨발의 여성이 고속도로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가 여성의 몸을 살펴 본 결과 뱀에 물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급대는 추가 진료를 위해 여성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동안 경찰은 멜버른 지역 뱀 사냥꾼인 팀 난닝가를 불러 여성의 차량 내부를 수색했고, 차량 핸들 아래에서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는 ‘호피무늬 뱀’(Tiger snake)를 발견했다. 도로를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뱀이 포획되는 장면을 보고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난닝가는 여성이 어떻게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여성이 정말 무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차량에서 뱀을 제거해달라는 요청이 6~12건 정도 들어오지만 고속도로로 출동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호피무늬 뱀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독성이 강한 뱀으로 빅토리아주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된다고 빅토리아주 경찰은 설명했다. 몸길이는 120㎝로 올리브색, 갈색, 검은색을 띠며 배면은 연한 노란색이나 주황색을 띤다. 앞서 빅토리아주 환경부는 호피무늬 뱀은 인간에게 ‘매우 위험한’ 종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