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억만장자가 매년 춘절(중국 음력 설)마다 고향을 찾아 현금이나 고가의 제품을 선물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JD(징둥)닷컴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류창둥(50)은 매년 춘절을 앞두고 고향인 중국 동부 장쑤성 쑤첸시 광밍촌을 방문해 돈이나 식품, 의류, 가전제품 등을 선물하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 8일에도 춘절을 앞두고 이곳을 찾아 60세 이상의 주민에게 현금 1만위안(약 200만원)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1500가구에 이르는 마을 전체에 전기차, 냉장고, 면도기, 의류, 식료품 등 5만여개의 선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마을 주민 쉬씨는 “마을 위원회가 리우가 이달 8일 마을에 방문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위원회는 우리에게 리우가 선물을 나눠줄 수 있도록 등본 복사본과 신분증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 두 분이 모두 60세 이상이라 4만위안(약 400만원)을 받는다”며 “작년에는 오리털 패딩 재킷과 식품 등을 선물 받았다. 우리 모두 그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류 회장은 또한 초등학교 시절 은사 여러 명에게도 10만위안(1990만원)을 붉은 봉투에 담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마을 당서기는 류 회장이 이번에 전달한 선물들의 총 가격이 3000만위안(약 59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류 회장은 어린 시절 세끼를 고구마와 옥수수만 먹을 정도로 가난했다고 한다. 어려운 형편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베이징의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비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학비에 보태라며 당시 현금 500위안(10만원)과 계란 76개를 모아 그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때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2016년부터 선행을 베풀어왔다. 류 회장은 성공한 뒤에도 줄곧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내가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다”고 말하곤 했다.
한 70대 마을 주민은 SCMP에 “그는 열심히 일한 돈으로 그렇게 할 의무가 없음에도 마을에 큰 공헌을 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류창동의 순자산은 495억위안(약 9조7940억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