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31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사상 첫 ‘이스라엘~UAE 직항’ 여객기에 자신의 남편 재러드 쿠쉬너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탑승한 영상을 올리면서 ‘BTS’를 해시태크로 붙였다. 그러면서 이방카는 트위터에 ‘History Made(역사가 만들어졌다)!’라고 적었다.
이에 미국의 중재로 걸프 아랍국으로선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이에 따라 이뤄진 양국 최초 직항 노선 운행 소식과 함께 이날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오르며 K팝의 새 역사를 쓴 BTS 소식을 다같이 축하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이방카와 그의 자녀들은 BTS의 팬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방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BTS를 언급하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문 대통령 내외 앞에서 K팝을 부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방카가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그의 남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함께 UAE 아부다비행 이스라엘 국적기 엘알 여객기에 탑승해 밝은 모습으로 기장의 안내 방송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백악관 선임 보좌관인 재러드는 이번 이스라엘·UAE 평화협정 협상에 깊숙히 관여해 타결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인 집안인 재러드는 베냐민 네타냐후 현 이스라엘 총리와 오래 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방카가 쓴 #BTS 바로 뒤에 ‘열린 문’ 모양의 방탄소년단의 로고가 있어 이방카가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사상 첫 빌보드 싱글 1위를 축하할 의도였다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이방카가 의미한 BTS는 방탄소년단이 아니라 ‘Behind The Scene(무대 뒤에서 또는 은밀히)’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번 평화협정을 이끌어던 두 주역인 재러드와 오브라이언이 이 협정으로 가능해진 이스라엘 텔아비브~UAE아부다비 직항 여객기에 ‘은밀히’탔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로 BTS란 표현은 후일담을 소개할 때 종종 쓰인다. 또 트위터에서 BTS를 해시태그하면 자동으로 방탄소년단의 로고가 따라 붙는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하나의 해프닝이지만 이방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가 기념하고자 한 2020년 8월 31일은 BTS, 그리고 미국·이스라엘·UAE가 각각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