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AP 크렘린궁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암살을 지시한적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17년 알아사드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었고, 자신은 알아사드 제거 방안을 지지했지만,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나 같으면 그를 제거했을 것 같다. 나는 매티스에게 모든 준비를 시켰었다”며 “매티스는 그렇게 하길 원치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티스는 정말 과대평가된 장군이었다”고 비난했다.

이날 트럼프의 언급은 그 스스로가 2018년 부인했던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는 2018년 저서 ‘공포’에서 2017년 4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이 민간인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자, 트럼프가 매티스 당시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사드의 암살을 원했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가 “그를 죽이자. 쳐들어가서 그들을 죽여버리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매티스는 즉시 착수하겠다고 답했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자신의 고위 참모에게 “우리는 (트럼프의 명령 중)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훨씬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당시 이를 부인하면서 “사람들이 미국의 아사드 대통령 암살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논의도 안 됐다. 고려조차 되지 않았고, 결코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알아사드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안과 의사 출신인 알아사드는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가 1970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에 오른 뒤, 2000년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숨지자 대선에 1인 후보로 출마해 97.2%의 지지율로 당선돼 현재까지 통치하고 있다.

알아사드는 2011년 ‘아랍의 봄’ 바람을 타고 반독재 시위가 벌어지자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이후 시위대는 반정부 세력으로 커져 내전이 발생했고, 알아사드의 진압으로 30만명이 숨진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추정한다. 이 내전을 틈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이슬람국가)가 시리아 영토를 야금야금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