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찰스 척 피니가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목표를 마쳤다. 그가 지난 40년 동안 기부한 금액은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포브스지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찰스 척 피니(왼쪽)가 크리스토퍼 외츠질 애틀랜틱 필랜스로피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하고 있다. /애틀랜틱 필랜스로피

피니는 전 세계에 매장을 둔 면세점 그룹 ‘DFS’(Duty Free Shoppers)의 창립자다. 1960년 면세점 창립 이후 큰 돈을 번 그는 평생 ‘살아있을 때 기부하자’는 좌우명을 갖고 살아왔다고 한다.

피니는 이 좌우명에 따라 자신의 자선 재단 ‘애틀랜틱 필랜스로피(Atlantic Philanthropies)’를 통해 전 세계 자선단체, 대학, 재단 등에 그간 80억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자신과 아내의 노후를 위해 재산 중 200만달러(약 23억5000만원)만 남겨뒀다.

‘평생의 사업’을 마친 피니는 14일 애틀랜틱 필랜스로피의 해체 문서에 서명했다. 그는 “나는 매우 만족스럽다. 내가 살아서 이 일(기부)을 마칠 수 있게 돼 아주 좋다”고 포브스지에 말했다. '줌'을 통해 진행된 재단의 해체식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등이 축전을 보냈다.

피니는 특히 많은 예산이 들지만 그만큼 영향력이 큰 사업에 큰 돈을 쾌척했다. 그는 베트남의 보건 체계를 현대화하는 사업, 뉴욕의 방치된 루즈벨트 섬을 과학기술의 허브로 바꾸는 사업 등에 수억달러를 기부했다.

피니는 애초 대부분의 기부 활동을 익명으로 해왔다. 하지만 그의 선행이 알려지며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에게도 영감을 줬다고 포브스지는 전했다. 버핏은 “피니는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됐다. 그가 평생 동안 한 일을 따라잡으려면 내가 죽은 뒤로도 12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피니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기 전 공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