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 /주완중 기자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이 17일 대만을 방문했다. 크라크 차관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이후 40여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는 최고위 국무부 관리다. 또 미국 뉴욕에서는 16일(현지 시각)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처음으로 대만의 대사급 외교관과 야외에서 식사하는 장면을 공개적으로 언론에 노출했다. 미국이 대만과 뉴욕에서 ‘하나의 중국’ 흔들기에 나선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크라크 차관이 이끄는 미 국무부 대표단은 이날 오후 타이베이에 도착해 19일까지 2박 3일간의 대만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크라크 차관은 18일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주최하는 연회에 참석하고, 19일엔 고(故)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크라크 차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이 대만에 크루즈미사일과 드론 등 7개 무기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켈리 크래프트(오른쪽)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6일 뉴욕 맨해튼의 한 야외 식당에서 대만의 영사관 격인 뉴욕 주재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의 제임스 K. J 리(왼쪽) 대사를 만나 얘기를 나누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크라크 차관이 반(反)중국 경제 블록 구상으로 평가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주창한 데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보이콧을 앞장서서 촉구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17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군의 대잠초계기 2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서남쪽 방향을 침범, 대만 공군기가 긴급 출격해 이를 밀어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