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총을 쏴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백인 술집 주인이 살인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는 주장이 검찰에 의해 받아들여졌지만 대배심에서 뒤집혔다. 대배심은 우리나라의 국민참여재판처럼 일반시민이 참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22일 CNN에 따르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바를 운영하던 제이크 가드너(38)가 20일 오후(현지시각)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병원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앞서 가드너는 지난 5월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바 바깥에서 흑인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참가하던 흑인 청년 제임스 스컬록(22)을 총으로 쐈다. 스컬록은 숨졌다. 당시 시위는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에 제압당해 질식사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집회였다.
당시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 장면을 보면, 가드너의 아버지가 시위대를 밀치며 가게 주변을 떠나라고 요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이 가드너의 아버지를 밀쳤고, 가드너가 총을 보여주며 상황에 개입한다.
그 때 시위대 두 명이 가드너의 뒤에서 뛰어들었고 가드너는 두 발의 경고 사격을 했다. 가드너의 “당시 내 머리는 시위대의 팔에 옥죄어있었고, 스컬록에게 총격을 하기전에 놓아달라고 애원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가드너의 행위를 누군가를 살해할 고의성이 없는 정당방위로 보고 처벌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배심 소집을 요청했고, 지난주 열린 대배심에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가 확정됐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가드너 측은 “충격적인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변호인은 “이라크에 두 번 파견된 훌륭한 참전군인으로 파병후 뇌 손상을 입어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가드너는 총격이 있던 날 밤 가게 앞에서 폭동이 벌어지고, 최루탄이 발사되는 등 아수라장이 되자 전장(戰場)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사건 뒤 오마하를 떠났던 그는 예정대로라면 검찰 기소에 응하기위해 20일에 돌아올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