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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

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특별행정명령을 통해 휘발유로 달리는 차 등 내연기관 차량의 신차 판매를 2035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15년 후 주에서 판매되는 신차가 100% 배기가스 배출 '0′인 차량이 되도록 한 것이다.

이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나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배기가스 배출 '0′인 승용차와 픽업트럭 생산을 점신적으로 늘리도록 할 계획을 마련하라고 주 정부 규제 당국자들에게 당부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신차 판매에만 적용되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2035년 이후에도 내연기관 차를 보유하거나 중고차로 판매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이 계획은 2045년까지 캘리포니아 도로에 있는 모든 대형트럭이 배출량 '0′이 되도록 한다는 목표도 담겼다. 대중교통이나 자전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주민의 차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 자동차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언급하며 “이것은 차세대 글로벌 사업”이라고 했다. 이어 “캘리포니아가 이를 지배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번 계획은 캘리포니아 산불과 폭염 등 기후변화로 인해 타격을 입는 시기에 지구 온난화에 맞서려는 주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15개국에서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내연 기관 차량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지만,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배기가스 없는 차량 판매를 늘리려는 시도는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작년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판매된 200만대의 차량 가운데 8%만에 배기가스 배출이없는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확대하려는 야심찬 시도”지만, “현재 전기차 시장 규모나 개발 속도, 인프라 구축 현황 등을 감안하면 2035년은 매우 이른 목표일 수 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는 월 평균 신규 자동차 수가 200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는 “우리는 문제가 크면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섬 주지사의 이번 결정은 친(親)화석연료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치된다. 실제 백악관은 캘리포니아의 결정에 대해 “좌파가 얼마나 극단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의 결정에 미국 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보도했다. 실제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이곳에서 전기차 확대를 가속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1970년 통과된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라 연방정부보다 엄격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미국 내 13개 주가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