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 대선 TV토론에서 또 대선 불복을 암시헀다. 그는 몇 달 후에야 선거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편투표는 재앙(disaster)”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우편투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대선이 대법원에서 끝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관련 기사: 속내 드러낸 트럼프 “이번 대선은 대법원 판결까지 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미 클리블랜드 소재 대학 특설무대에서 치러진 대선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날 치러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토론에서도 트럼프는 “우편투표는 사기(fraud)"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대선을 언급하며 “나는 선거에서 이겼지만 정권 이양은 없었다. 힐러리 클린턴 무리는 쿠데타(coup)를 시도했다. 그들은 내 선거 운동을 염탐했고 내가 이기기 전부터 그 짓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부 주에서 11월 10일에 도착한 우편물까지 유효표로 간주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우편투표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네바다주 등 일부 주에서는 대선 당일인 11월 3일자 소인이 찍혀 있으면 일주일 뒤인 11윌 10일에 도착하는 우편물까지 유효투표로 인정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우편투표는) 사기이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11월 10일까지만 표가 도착하면 된다고 한다. 선거로부터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이다. 그 전에 결과가 이미 발표됐어야 한다. 그런 주는 모두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곳이다. 부정선거(rigged election)다”라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 사회자 크리스 월러스가 “대선 이후 결과가 정해질 때까지 지지자들에게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자고 할 수 있냐”는 질문에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답은 엇갈렸다.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인이) 나든 아니든 결과를 지지하겠다”고 승복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지지자들에게 개표장에 가서 똑똑히 지켜보라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전국에서 수백만장의 투표용지를 보낸다. 투표용지가 쓰레기통에 처박힌 채 발견된다. 그 종이에 ‘도널드 트럼프’라 써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7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대선 다음 날 바로 부정선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수천명의 변호사와 투표 감시원들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트럼프, 대선 다음날 소송 준비… 변호사 수천명 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