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인 위스콘신주의 론 존슨 상원의원이 3일(현지 시각)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확진 사실을 공개한 유타주의 마이크 리 의원,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톰 틸리스 의원에 이어 공화당 상원의원 중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존슨 의원은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고등법원 판사를 연방대법관으로 지명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틸리스 의원은 모두 당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지명 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대선 토론 준비를 도왔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와 빌 스테피언 선대위원장이 3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이 행사 참석자 중 코로나 확진자는 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처럼 소속 의원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의원 전체가 모이는 일정은 19일 이후로 미룬다고 밝혔다. 그러나 12~14일로 예정된 배럿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는 취소하지 않았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의 의사 일정이 철저하고 공정하며 역사적 지지를 받는 인준 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모든 공화당 법사위원은 이 중요한 청문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상원의원들이 인준 청문회에 ‘원격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으로 코로나에 걸린 리·틸리스 의원 등도 원격으로 청문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내에 퍼지는 (코로나) 감염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상원의원 3명 외에 또 다른 3명의 상원의원이 코로나 확진자를 접촉한 후 자가 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원의원 전체 100명 중 53명이 공화당 소속이지만, 그중 2명은 배럿 지명자의 인준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약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그중 인준에 참여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증상을 겪는 환자가 생긴다면 인준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법사위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 전체를 소집하기가 너무 위험하다면, (법사)위원회 청문회를 계속하는 것 또한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중요한 지명자를 “비디오로 검증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원격 청문회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