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이 50만여 명의 급진주의 정통 유대교도와 ‘코로나 방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여행 금지 등 방역 지침을 무시해 뉴욕을 다시 코로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욕주 전체 코로나 검사 대비 양성률이 1%인데, 브루클린·퀸스 등 유대교도 밀집 지역에선 평균 5%, 일부 마을에선 28%까지 나온다. 최근 이런 지역을 대상으로 당국이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자, 유대교도들은 “종교 탄압” “나치식 인종 청소”라며 마스크를 불태우고 기자를 폭행하는 시위를 벌여 왔다. 경찰은 시위 주도자들을 12일(현지 시각) 체포했다.
‘하시디즘’ 등으로 알려진 유대교 정통파는 미국에서 유대계 뿌리가 깊은 뉴욕·뉴저지 일대에 모여 산다. 꼬아서 늘어뜨린 옆머리에 큰 털모자 차림의 남성들이 매일 모여 탈무드를 읽고, 기혼 여성은 삭발을 하고 사회생활이 금지되는 등 폐쇄적 집단 문화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대교도가 방역을 거부하는 건 ‘우린 이미 신에게 선택받았다’는 선민사상과 숙명론 때문이다. 과학과 세속 정부를 불신하고, 언론·인터넷도 접하지 않는다. 이들은 백신 접종도 거부해 홍역 같은 전염병이 돌 때마다 미 최대 도시 뉴욕은 방역에 구멍이 뚫린다.
정통 유대교도의 생활양식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불가능하게 한다. 이들은 나치 학살로 줄어든 유대인 인구를 복구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녀를 최대한 많이 낳으며, 몇 대(代)가 뉴욕의 좁은 아파트에 모여 산다. 예배 등을 이유로 매일 회합한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도 격리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뉴욕데일리 인터뷰에서 “이들에게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개인주의를 요구하는 건 정신세계를 바꾸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통 유대교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80%를 넘는데, 트럼프가 코로나의 위험을 무시하는 것도 방역 방침에 대한 이들의 저항에 일조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뉴욕 유대인 유력 가문 출신이고, 딸 이방카는 결혼과 함께 유대교로 개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