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 제인스빌 위스콘신 공항에서 가진 선거캠페인에서 춤을 추고있다./EPA 연합뉴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텃밭 미 남부가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추격전을 시작했지만, 동시에 미 남부의 핵심 지역인 조지아주에선 역전을 허용했다. 또 미 보수의 성채로 꼽히는 텍사스에서도 격차가 생각보다 크게 벌어지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12일 실시된 퀴니피액대학의 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7%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올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보궐선거도 현재 공화·민주 후보가 엎치락 뒷치락하며 치열하게 경합중이다.

조지아는 미 대선에서 1996년 이후 공화당이 줄곧 이겨 온 미 보수의 텃밭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5%포인트 이겼고, 2018년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전체 14명의 연방 하원의석 중 9석을 차지했다. 선거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조지아가 전국 평균보다 공화당 성향이 7%포인트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부 최대주인 텍사스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 현재 트럼프는 텍사스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평균해 4.4%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선 선거직전 여론조사에서 평균 12%포인트 앞섰고, 실제 투표에선 9%포인트 앞섰다.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지지율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USA투데이는 이와 관련,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같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늘어나고 히스패닉과 흑인 인구의 증가가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투표에 소극적이던 흑인 유권자들이 올들어 미 전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 때문에 투표 의향이 크게 높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조지아의 경우 흑인의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

위기 의식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조지아주에서 유세를 열고 “바이든은 부패한 사람이다. 그들 집안은 부패했다”이라며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중국 등과 유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그들을 (감옥에) 가둬라”고 했고, 트럼프는 웃으며 “(바이든과 아들을 포함한) 바이든들을 가둬라. 그들을 가둬라”고 했다.

미 대선 6개주 17일(현지시각) 현재 여론조사 판세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와 플로리다 등 핵심 경합주를 중심으로 바이든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 대선은 총 득표수가 아닌, 각 주의 투표결과를 토대로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대통령을 결정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전국 지지율 보다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에서 이겨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재 바이든과 트럼프의 전국 평균 지지율 격차는 8.9%포인트로 여전히 크다. 그러나 격전지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29명)이 걸린 플로리다의 경우 지난 10일 바이든과 트럼프의 격차가 4%포인트에 달했지만, 이날 기준 1.4%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의회전문지 더힐의 조사에서 48%대 48%로 동률을 기록했고, 여론조사회사인 트라팔가그룹은 트럼프가 2%포인트 이기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러스트벨트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의 경우도 지난 10일만해도 격차가 평균 7%포인트였지만 이날 현재 격차는 4.4%포인트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