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중 구독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으로 알려진 USA투데이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USA투데이는 1982년에 창간돼 다른 주요 일간지들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유일하게 전국 단위로 발행·배달되는 신문이다. 미 주요 언론들이 자신들의 논조와 일치하는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것과는 달리 그동안 매체의 이름을 걸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그 전통이 38년만에 깨진 것이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사설을 홈페이지 전면에 게재하면서 곁들인 바이든의 삽화. USA투데이 홈페이지

USA투데이는 ‘트럼프는 거부한다. 바이든을 찍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4년 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덕목인 지식, 끈기와 정직성이 결여돼 직에 맞지 않는 후보로 보고 그에게 투표하지 말것을 촉구했지만 그렇다고 힐러리 클린턴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올해에 논설위원실은 흔들리는 미국을 능숙하고 침착하게 안정시켜줄 조 바이든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 사설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10% 가량의 유권자, 또는 투표를 하지 않거나, 트럼프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만 아직 고민중인 유권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신이 4년전 트럼프를 지지했다면 워싱턴 정치판을 흔들거나 서민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기를 기대했을 것이고, 또는 민주당과 힐러리를 반대해서 트럼프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면서 1980년 대선에 출마한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의 유세 문구를 차용했다. “미국이 4년전보다 좋아졌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시위, 기후변화로 따른 각종 자연재해 등 최근 미국 사회를 괴롭히고 있는 각종 이슈들을 열거하면서 트럼프의 지도력 부재를 질타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우리가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논조와 편집 방향이 뚜렷한 미국 언론들은 4년마다 돌아오는 대선에서 사설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해왔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전통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사내 전통을 깨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는 언론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과학분잡지인 ‘네이처’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도 바이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