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9월 29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린 TV 토론에서 격돌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월3일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핵심 6대 경합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비(非) 경합주로 분류됐던 곳들이 경합주로 바뀌면서 미 전역이 치열한 전쟁터로 변했다.

지금껏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박빙으로 승리했던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6대 주(州)를 최대 경합주로 꼽아왔다. 그러나 최근엔 보수 텃밭인 텍사스와 조지아를 비롯해 오하이오·아이오와 등도 경합지로 분류하고 있다. 6대 경합주의 선거인단은 101명, 새롭게 경합지역으로 떠오른 4대주의 선거인단은 78명으로 이들 10개 주에 걸린 선거인단만 총 179명에 달한다.

미국 대선은 각 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그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22일(현지시각) 기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 6곳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평균 49.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5.3%)을 4.1%포인트차로 앞서고 있다. 이 격차는 열흘 전만 해도 5%포인트 안팎이었다. 바이든(50.7%)과 트럼프(42.8%)의 전국 지지율 격차는 이날 현재 7.9%였지만, 열흘 전 이 격차는 10.2%포인트에 달했다.

이중 플로리다의 격차는 2.1%포인트와 노스캐롤라이나 1.8%포인트, 애리조나 3.2%포인트로, 바이든이 여론조사상 앞서고 있긴하지만 사실상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 지난 2016년 대선 열흘 전에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1.2~2.4%포인트 이기고 있었지만, 모두 역전당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경우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4.9%포인트, 위스콘신4.6%포인트, 미시간 7.8%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이 또한 안심할 수 없다. 4년전 힐러리는 이 곳에서 5~6.7%포인트까지 앞섰지만 막판에 트럼프에 0.3~0.7%포인트차로 역전당했다. 한마디로 6대 경합주의 경우 대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서 7%안팎의 차이는 언제든 뒤집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 6대 주요 경합주와 새롭게 경합지역으로 떠오른 텍사스와 조지아 주등 4개주 등 10대 경합주를 미국 지도에서 갈색으로 표시했다. 이들 10개주를 뺀 선거인단 확보 수에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파란색)가 233명을 이미 확보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붉은색)이 126명을 확보하 것으로 추정된다. /270투윈 홈페이지 캡처

새롭게 경합주로 떠오른 곳 가운데 텍사스와 오하이오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4%포인트와 0.6%포인트 이기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곳에서 각각 9%포인트와 8.1%포인트 격차로 크게 이겼던 곳임을 감안하면, 예상외의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은 조지아와 아이오와에서 각각 평균 1.2%포인트와 0.8%포인트로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조지아에서 5.1%포인트, 아이오와에서 9.5%포인트차로 이겼다. 여론조사상으론 트럼프 대통령이 6개 경합주의 격차를 줄여갈 때, 바이든은 트럼프 텃밭을 파고든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플로리다에서 대규모 유세를 한 뒤 24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직접 사전 투표를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 뉴욕에서 플로리다주로 주소지를 옮겼다. 현재는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그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공식 거주지다. 6대 경합주 중 최대 선거인단(2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오는 23일 자신이 주지사를 했던 인디애나주에서 현장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신생매체 아웃킥과의 인터뷰에서 ‘재선 한다면 더 친절하고 점잖은 대통령일 것인가’란 질문에 “분명 그렇게 하길 바란다”며 “첫 임기 때는 할 일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다 부드러운 면모도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