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소통 창구인 트위터가 네덜란드 보안전문가에 의해 뚫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일간 폭스크란트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보안전문가 빅토르 게버스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접속했다. 그는 다섯 차례 시도 끝에 비밀번호를 정확하게 알아맞혔다. ‘maga2020!’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 대학에서 시작된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는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트럼프의 재선구호다. 그가 트럼프 트위터 계정 해킹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2016년에도 그는 비밀번호를 정확하게 알아맞춰 접속에 성공한 적이 있다. 당시 그가 알아낸 비번은 ‘youarefired’. 리얼리티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트럼프가 걸핏하면 출연자들에게 소리치던 말이었다. 당시 초보 정치인으로 괴팍한 부동산 기업가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아있던 트럼프가 남긴 유행어였다.

게버스는 트럼프 트위터 계정 해킹에 성공하자 보안의 취약함에 놀랐고, 즉시 8700만명에 달하는 팔로어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된 걸 알고 공황상태에 빠졌다. 당장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이름으로 온갖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었고, 비밀번호를 바꿔서 트럼프 본인의 접속을 차단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버스는 폭스크란트에 “네번이나 비밀번호를 틀리게 입력했으면 접속이 차단되거나 추가 정보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올 줄 알았다”면서 “트럼프의 계정은 2단계 본인 확인 같은 기본적인 보안장치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게버스는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캠프 관게자, 미 중앙정보국(CIA), 트위터 본사 등에 트위터로 대통령의 계정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처음에는 응답이 없었지만 이튿날 2단계 신원확인 조치가 취해졌고, 다음날에는 백악관 비밀 경호팀으로부터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한편 트위터는 게버스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을 해킹 보도와 관련해 “그런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는 고위인사, 정부 기관, 선거 관련 트위터 계정에는 특별히 강력한 보안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