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3일)을 전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 간 충돌 등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 시각) “대선을 앞두고 경찰이 폭력과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며 “치안 당국이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자들 간의 폭력적 충돌, 무장한 민병대의 갑작스러운 출현, 사이버 공격이나 폭탄 등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훈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휴스턴, 라스베이거스 등 미 전역의 경찰들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인 워싱턴D.C.는 백악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시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워싱턴D.C.의 일부 시민단체는 이미 선거 당일 저녁부터 백악관 북쪽의 ‘블랙라이브스매터’ 광장에서 “선거 결과는 유권자가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위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가능성에 대비하는 시위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D.C.의 경찰 당국이 경찰관들의 휴무를 줄이고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 있는 최루 물질 등을 추가 구매했다고 전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선거 후의 소요가 “몇 주, 혹은 몇 달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 대책을 논의했고, 주방위군도 이미 배치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민간 기업과 상점들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워싱턴D.C.의 시내 상점과 건물들이 대부분 1층 창문과 출입구 주변을 합판으로 막았다. 다른 미국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소요 사태를 우려해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전역의 매장에서 판매 중이던 총기나 탄약을 치웠다고 한다. 월마트 대변인은 “우리 직원과 고객들의 안전을 위한 예방 조치”라고 했다.
소요 사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에 대비해 식료품과 휴지 등을 미리 구매해 두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워싱턴D.C. 시내에 캠퍼스를 둔 조지워싱턴대는 캠퍼스 주변에 거주 중인 학생들에게 “선거 당일 전 일주일치 식료품과 약품 등을 방에 구비해 두기를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고 지역 언론들이 전했다. 이 대학은 “허리케인이나 눈폭풍처럼 며칠 동안 음식을 사러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듯 선거 기간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공지 사항에는 “쌀, 파스타, 곡물, 건과일, 견과류, 통조림, 꿀처럼 보관 기간이 긴 음식을 골라라. 앞으로 2주 내에 떨어질 수 있는 약품은 미리 새로 구매해 두라”는 내용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