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미 대선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할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6대 경합주의 각종 여론조사 평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격차를 2.7%포인트까지 좁히며 맹추격전을 벌였다. 이날 전국 지지율 격차도 평균 6.8%포인트로 지난 9월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바이든에 유리하지만, 경합주의 승부가 안갯속이면서 미국 언론이나 심지어 도박사들까지 승부 예측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바이든, 트럼프에 11%p 앞서” 대선 하루전 나온 여론조사

판돈 4000억 몰린 美대선… 베팅업계 “바이든 승률 66%”

◇NYT·CNN, 2016년 “힐러리 승리확률 91%”...올해는 사이트 닫아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2016년 대선 선거전날 당선확률 예측 /NYT 홈페이지 캡처

전국 지지율에서 6.8%포인트 차이는 사실 상당히 큰 격차다. 그러나 미국 주요 언론은 올해 선거 예측을 거의 발표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확률을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선거 전날까지 91%라고 발표했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대선 승부를 결정할 6대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역) 3개주와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남부 ‘선벨트’의 3개주다. 당시 NYT는 러스트벨트 3개주와 선벨트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까지 힐러리가 이긴다고 봤다. 그러나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6개 지역 전체를 싹쓸이 했다.

2016년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NYT는 올해 대선에선 당선 확률을 발표하지 않고 예상 선거인단 확보 수만 발표하고 있다. NYT는 이날 현재 바이든이 212명의 트럼프가 125명을 확보했고, 경합지역에 걸린 선거인단이 20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총득표 수가 아니라 각 주 선거 결과를 토대로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대통령을 결정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CNN도 지난 대선 전날 “힐러리의 당선확률이 일주일전 78%에서 91%로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당시 CNN은 당선 확률을 예보하는 ‘CNN 정치 예측 마켓’이란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올해 대선에선 사이트 문을 닫았다. CNN도 올해는 예상 선거인단 수만 발표하고 있다. CNN이 추산한 선거인단 수는 바이든이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270명)’를 넘은 290명, 트럼프 대통령이 163명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지난 2016년 선거예측 /허핑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6년 힐리러의 당선가능성을 98%로 ‘과감하게’ 예측해 망시을 당했던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올해는 단순히 양측의 지지율만 보여주고 있다. 다만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확률을 96%로 분석하면서 주요 외신 중 가장 바이든의 당선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선거분석사이트는 바이든에 베팅, 도박사들은 신중

선거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미 대선 전날인 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확률을 10%로 봤다. /홈페이지 캡처

주요 언론매체가 대선 승부 예측에 몸을 사리는 것과 달리 선거분석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 등은 좀 더 바이든이 당선 확률을 힐러리 때에 비해 훨씬 높게 보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선거전날 28.6%로 예상했었다. 이는 주요 언론과 매체 중 트럼프의 승리를 가장 높게 예측한 편이었다. 그러나 파이브서티에잇은 이날 트럼프의 당선확률을 10%로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선거 전날 힐러리가 278명의 선거인단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분석했었지만, 올해는 바이든이 290명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편집인 데이비드 워서먼은 “여론조사를 볼만큼 봤다”며 “바이든이 틀림없이 이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돈을 거는 도박사들은 바이든 승리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러 도박 사이트의 베팅 비율을 종합한 결과 도박사들은 바이든에 65%, 트럼프에 35%를 걸었다. 지난 2016년의 경우 도박사들이 힐러리에 88%를 베팅했던 것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우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에 반신반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이번 미 대선이 도박 역사상 최대 이벤트가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영국 인터넷 도박 사이트 벳페어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 대선 승자 베팅 금액은 2억7100만 파운드(약 3974억 원)에 달했다. 승자 발표 직전까지 베팅을 받을 예정인 벳페어는 올해 대선 베팅 금액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의 두 배에 달하는 4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전 선거 1억명, 출구조사 믿을 수 있나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솔트레이크 카운티 행정센터'에서 한 선거업무 담당자가 우편투표 용지를 옮기고 있다. /AP 연합뉴스

선거정보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후 977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우편투표와 조기 현장 투표 등을 합한 사전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자 수가 전체 투표자의 6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출구조사가 정확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에서 CNN, ABC, CBS, NBC 등 미 주요 방송사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론조사업체 에디슨 리서치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이들 방송사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에 대한 예측치도 출구조사에 반영하는 등 기존의 방법론을 수정했다고 CNN과 ABC 방송은 보도했다. CNN은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같은 중요한 주에서 조기 현장 투표자의 큰 비중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한 달간 8개 주의 조기투표소를 임의로 선정해 선거일에 했던 것과 같은 직접 인터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거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코로나로 출구조사를 더욱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고, 올해는 (결과를) 오도할 수 있다”며 “우리는 적어도 선거일 밤까지는 출구조사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구조사 방송사 컨소시엄에 들어가지 않은 폭스뉴스측 관계자도 “폭스가 (출구조사에서) 철수한 것은 출구조사가 2016년 40%를 기록했던 사전 투표조차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더 많은 사전투표가 이뤄진 올해 선거의 출구조사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