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 대선 당일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조사와 달리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민주당 측에서 집중 제기한 ‘트럼프 심판론’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930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선거 유세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방역 실패의 책임을 부각시키며 ‘트럼프 바이러스’라는 말까지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학자들의 말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개표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오하이오 등 주요 경합 지역에서 바이든 후보에 앞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방역 실패론이 유권자들에게 크게 먹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미 CNN은 유권자 1만2693명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른 최우선 관심사는 ‘경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1 명은 투표 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경제’를 꼽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응답자는 6명 중 1명꼴이었다. 5명 중 1명꼴로는 ‘인종 불평등’을 꼽았다.

다만 유권자들은 지지 성향에 따라 중요 현안을 다르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경우 60%가량이 경제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지만, 바이든 후보 지지자의 경우 약 30%가 코로나 대유행을, 10%가 경제를 꼽았다. 바이든 지지자들이 최우선 순위로 꼽은 현안은 ‘인종 불평등’이었다.

선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벌였던 막판 총력전도 그의 선전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1일부터 미시간·조지아·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곳곳의 경합주들을 돌며 강행군했지만, 바이든은 사실상 펜실베이니아에만 화력을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