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개표 상황을 놓고 미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각각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개표 중단’을,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은 ‘완전 개표’를 요구했다. 일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총기가 등장하는 등 폭력 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5일(현지 시각)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미시간,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경합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개표 중단 시위를 벌였다. 미시간주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 TCF센터에는 트럼프 지지자 수백명이 난입해 개표 중단을 외쳤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도 주의회 의사당과 마리코파카운티 개표장 등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공화당 소속의 폴 고사(애리조나) 연방 하원의원도 이날 시위에 참석해 “우리는 이 선거가 도둑맞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리조나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150여 명이 무장을 하고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선거사무소 앞에 집결했다. 전날 저녁까지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우편으로 투표한 6만 2000명 분의 개표가 시작되자 바이든의 득표율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 카운티에서 두 사람의 득표율 격차는 3%포인트로 바이든이 앞서고 있다. 무장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무실 밖에서 “개표 중단”을 외쳤다.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당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지다가 역전을 한 곳이며,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인 애리조나주에서는 현재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다.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 개표장 주변에는 약 75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럼프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미국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개표를 중단하라” “(표를 훔치는) 도둑질을 멈추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도 시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일부 경합주의 우편투표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소송에 나선 데 대한 반발이다. 이들은 “모든 투표는 집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든 표를 집계하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명품거리’로 불리는 5번가를 따라 행진했다. 뉴욕 경찰(NYPD)은 방화를 시도하거나 쓰레기나 계란 투척 등을 한 20명 이상의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은 또 시위현장에서 압수했다면서 트위터를 통해 총기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수개월간 이어져 온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서는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방위군이 배치되기도 했다. 또한 시위대의 방화 시도로 경찰이 현장에서 시위대가 소지한 총기를 압수하는 일도 발생했다. 시위로 인해 일부 건물은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이곳에선 일부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리건주의 팀 폭스 경찰청장은 “일부 파괴행위가 있었다”고 말했다. 포틀랜드에서는 최소 9명이 체포됐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약 200명의 시위대가 I-94 고속도로를 행진했으며,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경찰에 체포됐다. 시카고에서도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했다.
이 밖에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 텍사스주 휴스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