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에선 하루 쉬고 내일 개표를 재개한다네. 네바다는 완전 주토피아의 나무늘보얔ㅋㅋ”
미국 대선 투표가 화요일인 지난 3일(현지 시각) 마감됐으나 개표 나흘째인 6일(이하 미 동부시각 기준) 현재까지 최종 당선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CNN에 따르면 당선이 확정되는 선거인단 수는 270명인데 이날까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253명,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3명을 확보하는 데 그친 상황이다. 주요 격전지인 네바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에서는 최종 개표 확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특히 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네바다는 개표 속도가 가장 저조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자정(한국 시각 오후 2시) 기준 84%가 개표됐다. 바이든 후보가 득표율 50.5%로 트럼프 대통령(47.9%)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개표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미국 시민들이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만들어 공유하면서 답답함을 웃음으로 승화하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개표가 느린 주의 개표 요원들을 영화 ‘주토피아’에서 느릿느릿 일을 하는 나무늘보 공무원에 빗댔다. 주토피아에선 운전면허 발급 등 교통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차량국(DMV) 직원을 나무늘보에 비유했는데 실제 미국에서 느리고 답답한 업무 처리로 ‘원성’을 사고 있는 DMV 공무원들을 풍자한 것이었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윈도우의 파일 다운로드 창을 합성해 패러디했다. ’2020 대선 개표중...’이라고 적힌 창에는 완료를 아주 조금 남겨 놓은 상태 바와 함께 86만 2443분이 남았다고 적혀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남성이 욕조에서 목욕을 하며 핸드폰을 만지는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네바다의 개표가 늦는 것이 마치 약속 시간은 아랑곳않고 늑장을 부리는 친구 같다고 풍자한 것이다. 이 트윗은 5만 2000회 리트윗됐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아니 카지노에서 카드랑 칩은 그렇게 빨리 세면서 왜 투표 용지는 이렇게 느려??? 서둘러줘 제발’이라고 적었다. 카지노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의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답답한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트윗은 1만4000회 리트윗되며 공감을 모았다.
이 밖에도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초조해하며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이나 미국 전역의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결과를 결정 지을 단 몇개 주의 발표가 미뤄지는 사태에 대한 답답함을 밈을 통해 토로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 것은 개표 요원들이 게을러서는 아니다. 주별로 투표와 개표 집계 방법이 달라 결과가 나오는 시기가 다르다.
그렇다면 왜 네바다주에서 특히 개표가 오래 걸릴까? 애런 포드 네바다주 검찰총장은 “이번 대선은 다른 때보다 개표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유권자 전원이 사전 투표 용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편과 현장의 중복 투표를 체크하는 과정이 있고, 서명 검증이나 바코드 스캔 등 투표 부정을 막기 위한 확인 절차가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포드 총장은 “정확하고 공정한 투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