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개표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으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승리가 유력해진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photo AP·뉴시스

6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후보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와 전화 통화를 추진 중이며 매코널 대표 측도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아직 대선 후 통화를 가진 적이 없다. 통화 시점은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선거 결과가 확정되는 시점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현재 앞서고 있는 두 지역 개표 결과가 현 판세대로 확정되면 매직넘버(선거인단 270명)를 거뜬히 넘기게 된다.

매코널 원내 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중진 들은 선거 부정과 대법원 소송 방침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두 사람의 통화가 이뤄질 경우 공화당이 바이든 후보를 사실상 승자로 인정하고 양당이 차기 행정부 수립 절차에 나선 것으로 읽힐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더욱 고립무원의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상원의원 승리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에 함께 치러진 상원의원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 측으로서는 내각 구성 등에 있어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와 매코널 원내대표는 의회에서 다선 의원으로 함께 일하며 친분을 다져왔다. 두 사람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예산 등 각종현안을 다루면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의 핵심 측근은 “그는 매코널과의 친밀한 관계가 지금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코널 측 인사도 CNN에 “매코널 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바이든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바이든 측으로서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현직 대통령을 고립시키고 상원 다수인 공화당과 본격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합법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당수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및 대법원 소송 방침을 비판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매코널 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 조기 승리 선언을 주장했을 때 “대선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는 것과 개표 집계를 끝내는 것은 다르다”고 말해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와 공화당 우세지역 조지아에서 극적인 역전에 성공한 바이든은 두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승리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표차가 4224표까지 벌어졌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만6762표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