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진영간의 갈등이 TV채널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애청해온 TV채널인 폭스뉴스와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CNN과의 반목이 점입가경이다.

CNN 앤더슨 쿠퍼 /블룸버그 연합뉴스

CNN은 6일(현지시각) 폭스뉴스를 겨냥한 폭로성 보도를 내보냈다. 폭스뉴스 경영진이 소속 앵커와 직원들에게 바이든 후보가 승리해도 그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다고 자체 입수한 메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메모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말 대신 ‘대통령이 되기에 충분한 표를 얻은 사람’이라는 식으로 부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CNN은 그러면서 “이 메모는 트럼프 변호인단이 개표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정당화해준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를 개표결과에 불복 방침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과 ‘한편’으로 묶은 것이다. 폭스뉴스는 이같은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폭스뉴스 간판 앵커 션 해니티 /AP 연합뉴스

앞서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 기자회견을 방송한 뒤 “자신의 시간이 끝났단 것을 깨닫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발버둥치는 뚱뚱한 거북이를 보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폭스뉴스의 간판 진행자 션 해니티는 7일 특정 매체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CNN 등 뚜렷하게 바이든 지지 성향을 보인 주류 매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니티는 이날 바이든에 우호적이었던 주류 언론들을 떼강도 매체(media mob)이라고 부르며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 인종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가 늘어날수록 이들 매체의 중상모략은 곱절로 늘어났다”고 했다. 해니티는 "이들 매체가 트럼프 지지자들을 악마처럼 묘사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니티는 트럼프의 비공식 정치 자문을 해온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해니티는 미시간주에서 공화당 후보쪽으로 갔어야 할 6000표가 민주당쪽으로 집계되는 부정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지역 공화당 관계자들의 기자회견을 트위터에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