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승리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세야 할 표가 있다.”(CNN)
“미국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폭스뉴스)
실시간 개표소식을 전하는 미국 주요 방송사 홈페이지의 헤드라인이다. 끝날 것 같은데 좀처럼 끝나지 않은 개표상황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과연 개표는 언제 끝날까. 현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투표후 일주일이 지난 오는 10일에야 결론이 날 가능성까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막판까지 표밭갈이에 힘썼던 러스트 벨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10일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 주 정부가 ‘잠정투표’에 대한 유효성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데 규정에 따르면 이날이 마감시한이기 때문이다.
잠정투표는 미국 선거제도에 있는 독특한 제도로 유권자 미등록 등 투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임의로 투표한 뒤 나중에 표가 유효했다는 것을 검증하는 절차다. 현재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당수 주에서 이 절차를 진행하느라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현재 검증을 기다리는 투표용지는 10만여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표에 대해 일일이 검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 역전에 성공한 바이든 후보(333만7069표)와 추격을 허용한 트럼프 대통령(330만8192표)간의 표차는 2만8877표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개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28년만에 푸른 깃발을 꽂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조지아에서도 해외 부재자투표 8410표와 잠정투표 1만4200표가 미개표 상태다. 주 정부는 “5일까지 개표를 완료하기로 했지만, 속도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미 바이든 승리 지역으로 분류한 애리조나에서도 거북이 개표 상황은 마찬가지다.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주 내무장관은 6일(현지시각) CNN에 “미개표표가 현재 23만5000여장인데 이 중 잠정투표 용지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승리를 예감하면서도 좀 더 확실한 진전을 원하는 바이든 지지자들과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희망고문’은 주말 넘어 다음주 초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