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냈어요. 조. 당신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이 될 거예요.”
조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뒤,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짙은 회색의 운동복 차림으로 길거리에서 전화를 건 뒤 호쾌하게 웃는 모습의 8초짜리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이번 대선의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56) 후보 역시 부통령에 오르게 됐다. 해리스 후보는 미 헌정 사상 첫 여성, 흑인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해리스 후보는 미국 정치권에서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4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교수 아버지와 인도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해리스 후보는 또 흑인 명문대로 유명한 하워드대를 졸업한 뒤,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활약했다.
또한 해리스 후보는 샌프란시스코지검 검사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올랐다. 흑인 여성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맡은 것은 그가 최초다. 이후 해리스는 2017년부터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으로 활약해 왔다.
해리스 후보는 조 바이든에게서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이후 “우리가 어떻게 생겼든, 어디에서 왔든, 누구를 사랑하든 상관없이 모두를 환영한다는 미국의 가치, 조 바이든이 공유하고 내 어머니가 가르친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해왔다”면서 자신의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카말라 해리스는 2013년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인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엠호프는 전처 사이에서 1남 1녀를 두고 있다. 미국 헌정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부통령의 배우자)이 된 엠호프는 부인, 그리고 조 바이든 후보 부부와 함께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선거 승리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해리스는 흑인 혈통이면서 인도계 혈통이라는 점을 앞세워 미국과 인도 사이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트위터로 축하글을 올리면서 해리스 후보의 당선을 언급하며 “당신의 치티스(chittis·인도 타밀어로 이모 또는 고모라는 뜻) 뿐 아니라 모든 인도계 미국인들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77세로 고령인 것을 감안하면 부통령이 된 해리스 후보가 다음 대선에서는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