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업 대표들을 불러 면담하는 자리에 나타난 실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모습(뒷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나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7일(현지 시각) 트럼프 측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갔다”고 보도했다. 통상 대선 결과가 뚜렷해지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해 축하인사를 건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조 바이든 당선인 측과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선거결과 승복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다는 쿠슈너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남편으로, 가족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선 보도에서 선거결과 승복 여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고 전했다. 선거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그룹과 끝까지 인정하지 말고 싸워야 한다는 그룹이다. 이방카와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그룹을 이끌던 인물이다. 그런 쿠슈너마저 대통령 설득에 나선 것이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과 승복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를 강하게 지지했던 폭스뉴스 진행자 로라 잉그러햄은 지난 6일 “적절한 때가 되면 대통령은 그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품위 있고 침착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증거를 대야 한다”면서 개표가 끝나고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으로 승리하면 격식을 갖춰 이를 인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승복하지 않은 채 임기 종료 시점에 마지못해 백악관을 나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