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7일 밤(현지 시각)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수락 연설에 나섰다. 8시 40분쯤 수많은 성조기가 놓인 단상에 오른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들은 우리에게 명확한 승리(clear victory), 확실한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 대한 반응으로 보였다.이날 수락연설이 열린 체이스센터 밖에는 오전부터 성조기와 바이든·해리스를 지지하는 팻말을 든 지지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바이든이 수락 연설을 하는 동안 성조기와 야광봉 등을 흔들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승리는 미국민을 위한 승리였다”며 “이제까지 대통령·부통령에게 주어진 표로는 가장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밤 미국 전역, 그리고 세계 전역에 기쁨과 내일은 더 나은 날이 될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나는 여러분이 내게 준 신뢰 앞에 겸손해진다”며 “나는 분열시키지 않고 통합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지지 주)와 블루 스테이트가 아닌 미국(United States)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여러분 모두의 확신을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고 미국의 근간인 중산층을 재건하며 세계에서 미국의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 지지자 여러분, 실망한 것을 알고 있다”며 “나도 여러 번 패배해봤다”고 했다. 그는 “서로에게 기회를 주자”면서 “서로를 다시 보고, 듣고, 진보를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했다.
바이든은 “상대방을 적으로 대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그들은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라고 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성경을 보면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건설해야 할 때, 씨를 뿌려야 할 때, 거둬야 할 때가 있다”며 “지금은 치유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이 치유해야 할 시간”이라며 “나는 민주당 후보였지만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할 것”이라고 다시 얘기했다. 그는 의회를 향해서도 “모든 사람, 그들의 정체성이나 종교 등을 떠나 모두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미국은 ‘가능성’의 나라”라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7일 밤(현지시각) 수락 연설에서 “내가 바이든 행정부의 첫 번째 여성일지는 모르나,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오늘 밤 이것을 보고 있는 모든 어린 소녀들이 미국이 ‘가능성의 나라’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란 의미를 부각시키는 말이었다. 그는 “성별과 상관 없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말한다”며 “야망을 갖고 꿈꾸라. 확신을 갖고 리드하라”고 했다.
해리스는 “미국인들이여, 여러분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여러분은 희망, 통합, 품위, 과학과 진실을 선택했다”면서 “여러분은 조 바이든을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단 아래 모여있던 수백 명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해리스는 “조는 치유자(healer) 통합자다. 그는 상실을 경험해 봤고 삶의 목적을 아는 사람이며 우리의 삶의 목적을 되찾도록 도와줄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해리스는 “미국인들이여.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했든 나는 조(바이든)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랬듯이 충성스럽고 준비돼 있으며 매일 아침 일어나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을 생각하는 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 바이든 후보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수락연설에 나선 해리스 후보는 하얀 바지 정장, 아이보리색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진주귀고리와 검은 마스크를 한 그가 연단에 오르자 연단 앞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이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해리스는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이번 여름) 돌아가시기 전에 민주주의는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라고 했다”며 “미국의 민주주의는 보장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위해 싸우기 위한 의지만큼만 강하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루이스 하원의원은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을 이끌었으며 대선 몇 달 전 숙환으로 세상을 떴다. 해리스스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절대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거기에는 투쟁, 희생이 필요하지만 기쁨과 진보가 있다”며 “왜냐하면 우리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우리의 바로 그 민주주의가 이번 선거에 달려 있었다. 미국의 영혼이 달려 있었다”며 “세계가 여러분이 미국의 새로운 날을 여는 것을 보고 있었다”고 했다. 이때 중계 화면에 잡힌 한 여성 지지자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해리스는 “이 아름다운 나라를 만든 미국인들이여”라며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기록적 투표를 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해리스는 “지난 몇 달 간 애도, 슬픔, 고통, 우려, 투쟁이 있었다”며 코로나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우리는 여러분의 용기, 견디는 힘과 영혼의 관대함을 봤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우리 삶과 지구의 평등과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시위했다 그리고. 여러분은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