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 백신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천한 연방준비제도 이사 후보 인준을 위한 예비 투표가 17일(현지시각) 미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천한 주디 셸턴 연준 이사 후보의 인준안 본회의 상정이 미 상원의 ‘토론 종결 투표’에서 반대 50 대 찬성 47로 부결됐다.

주디 셸턴 미 연준 이사 지명자 /C-SPAN 캡처

미 상원은 법안을 최종 표결하기 전, 더 이상 논의를 그만하고 법안을 본회의 상정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토론 종결 투표’를 실시한다. 이 투표의 결과를 보면,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 지를 대체로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날까지 공화당 상원의원은 수전 콜린스·밋 롬니·라마 알렉산더 상원의원 등 총 3명이 셸턴의 인준에 공개 반대해 부결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알렉산더 의원은 이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릭 스콧·찰스 그리즐리 상원의원 등 2명이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을 이유로 격리에 들어갔다. 공화당에서 최대한 표를 끌어모아 봐야 48표인 셈이다. 반면 민주당과 무소속은 기존 47표에 공화당 소속 롬니와 콜린스 의원을 합해 반대 49표를 확보해놓은 상황이다.

그러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원내대표는 이날 전략적으로 이번 ‘절차 투표’에서 반대를 찍어 부결시켰다. 절차투표의 경우 부결되더라도 나중에 다시 표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리에 들어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셸턴은 트럼프 대선 캠프 출신의 비주류 경제학자로 달러와 금의 가치를 연동하는 고정환율제인 금본위제를 지지하며,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이 필요한지에도 의문을 제기해와 논란을 일으켰다.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연준에 들어갔을 경우 정치권의 입김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상원이 다음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휴회에 들어간다며 “아마도 그녀의 인준 가능성은 사라졌을 수 있다”고 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다시 인준을 추진하겠지만 민주당의 반대가 거세고, 공화당 내 반대가 커질 경우 계속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