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의 N95 마스크 /조선DB

호주 주(州) 정부가 3500억원 규모의 마스크 사기를 당할 뻔 했다가 미국 법무부의 개입으로 가까스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존재하지 않는 3M의 N95 의료용 마스크 5000만장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에 팔기로 계약한 휴스턴 출신의 파스칼 응고지 엘리냐(46)와 애리얼 두리틀(55)을 지난 20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마스크를 시중가보다 5배 비싼 3억1700만달러(약 3500억원)에 팔고, 2억7500만달러(약 3036억원)를 챙기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개상들에게 호주 주 정부와 가격협상을 하도록 지시했다.

실제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이들의 말을 믿고 송금을 준비했다. 하지만 미국 정보 당국이 관련 첩보를 입수해 송금 직전 거래를 막았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엘리냐와 두리틀은 사기 공모와 금융사기 2건 등 혐의로 각각 최대 징역 4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마스크 가격 협상을 주도한 중개상들도 이들과 함께 기소했다.

엘리냐의 법률대리인은 “엘리냐는 판매 계약에서 중간인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외국 정부를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조차 불확실하다”고 변호했다. 두리틀의 법률대리인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마스크 판매 사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미 조지아주의 한 남성이 마스크 등 보호 장비 1억2500만개를 연방 보훈처에 거짓으로 판매해 7억5000만달러(약 8283억원)를 탈취하려다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텍사스주 남부지검은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를 둘러싼 불안과 불확실성을 악용하는 사람들을 적발하고 수사, 기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