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당선을 인정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포기는 너무 이르다(Too soon to give up)”며 “공화당은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바이든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대선 불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의 동맹들이 매코널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매코널의 바이든 당선 인정을 비판하는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계열 움직임을 소개한 영국 데일리메일 기사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7500만표는 현직 대통령으로 기록적인 표”라며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했다. 그는 또 “공화당은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람들이 화가 났다!”고 했다.
매코널은 전날 상원 연설에서 “선거인단 투표가 끝났기 때문에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며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카멀라 해리스) 여성 부통령을 갖게 된 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매코널 대표는 다른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트럼프의 선거 불복과 관련된 행사에 참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보도했다. 지난 14일 열린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은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트럼프(232명)를 제치고 과반(270명) 이상을 확보해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그러자 극우 음모론자 집단인 큐아넌(QAnon) 지지자로 알려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주) 당선자는 트위터에 매코널을 비난하면서 “트럼프 승리를 위해 싸우지 않는 공화당원은 중국 공산당에 미국을 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매코널 대표의 부인인 일레인 차오 현 미 교통부 장관이 중국계임을 은근히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법률팀 소속 변호사인 린 우드도 트위터에 “매코널은 애국자가 아니다. 그의 아내에게 물어보라”며 “아내는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또한 매코널의 아내가 중국계란 것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데일리메일의 보도는 이 같은 극우성향 친 트럼프 계열 인사들의 반응을 담은 것이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는 초당적으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에 들어갔다고 더힐은 밝혔다. 대통령 취임식 준비를 위해 구성된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JCCIC) 위원장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전날 “이제부터 위원회가 바이든을 대통령 당선인으로 대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런트 상원의원은 공화당 소속이다.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는 또 내년 1월20일에 열릴 취임식에 각 의원 한 사람당 추가로 한 명씩을 더 초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의회가 상원 100명에 하원 435명, 총 535명인 것을 감안하면 총 1070명만 취임식에 초청되는 것이다. 더힐은 과거엔 의회에 약 20만장의 취임식 초청권이 배포됐지만, 올해엔 코로나로 손님 수가 크게 제한됐다고 했다. 블런트 상원의원은 “보건 전문가 등과 협의해 취임식 참석인원을 제한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