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현지 시각) 이른 아침 미국 테네시주(州) 내슈빌 시내 한복판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수십 채의 건물이 파손됐다. 현장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지 경찰은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따르면 내슈빌 경찰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내슈빌 2번가 북쪽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총격의 증거 대신 주차된 레저용 차량(RV)을 발견했는데, 이 차량에서는 ’15분 안에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녹음된 여성 목소리가 요란하게 흘러나왔다고 한다.
경찰은 즉시 폭탄 제거반에 지원 요청을 하고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차량은 제거반이 도착하기 전인 6시30분쯤 폭발했다.
이 차량은 새벽 1시 22분 도착해 주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당시 차량 내부에 사람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 인근에서 사람의 유해로 추정되는 것이 발견됐으나 이번 폭발과 관련이 있는지, 또 범인이나 희생자의 유해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AP는 전했다. 존 드레이크 내슈빌 경찰서장은 “유해일 수 있는 조직을 발견해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차량 안에 있던 누군가의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폭발 사고로 3명이 현장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민간인 부상자 외에 경찰관 한 명이 폭발 당시 굉음으로 청력 손상을 입었다.
폭발이 발생한 지역은 술집과 카페, 식당 등이 즐비한 관광명소로, 수십채의 건물이 파손돼 보도 위로 산산조각 난 창문 유리가 쏟아졌고 가로수가 시커멓게 그을리는 등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폭발 장소 인근에는 통신회사인 AT&T 송신 건물이 있었는데, 사고로 인해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내슈빌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일시 결항되기도 했다.
수사 당국은 폭발이 고의적이라고 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휘를 맡고, 내슈빌 수사기관과 더불어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도 수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