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미 전역에서 대선 무효를 주장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6일(현지 시각)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뉴멕시코, 오리건, 미네소타, 조지아, 오클라호마, 유타, 오하이오, 캔자스, 캘리포니아, 하와이주 등 미국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친(親)트럼프 시위대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전국 각지의 주도(州都)에 몰려들어 ‘(선거) 도둑질을 멈춰라’ ‘4년 더’ 등 구호가 적힌 팻말을 흔들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조지아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등지에선 총기로 무장한 시위대가 목격됐고, 오리건주에 모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카메라를 든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조지아주 정부 직원들은 총기를 소지한 시위대 때문에 사무실에서 대피하기도 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집결한 시위대는 워싱턴DC 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질렀다.
오하이오주에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와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엉키면서 한때 몸싸움이 벌어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친트럼프 시위대와 반트럼프 시위대간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대부분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뉴멕시코주에선 수백 명의 시위대가 차량과 말을 타고 주지사 집무실 등이 있는 건물 앞에 집결해 경적을 울리고 집회를 열었다. 이에 주 정부 직원들이 긴급하게 대피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바이든이 뉴멕시코에서 약 11% 차이로 표를 더 얻었지만, 트럼프가 진정한 선거 승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주에서는 무장 시위대가 주지사 관저의 문을 부수고 마당에 들어가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와 그의 가족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본토 밖 하와이주에서도 친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하와이 주도 호놀롤루에서는 약 100명의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 앞 도로에 줄지어 늘어서 미국 국기와 트럼프기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