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 20일(현지 시각)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1월 20일 (조 바이든의)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와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투표한 7500만명의 위대한 애국자들은 미래에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무례한 대접을 받거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전례에 없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전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있는 리조트로 떠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반응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다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트럼프)와 내가 동의하는 몇 안되는 것 중 하나다. 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는 내가 그에 관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조차 뛰어넘었다. 그는 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전 세계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그 직을 유지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에서 가장 무능한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도 혹평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이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를 문제삼아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퇴임까지) 6개월이 남았다면 우리는 그가 물러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다시 탄핵하고 수정헌법 25조를 발동시키려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자신은 코로나 대책과 경기 부양 등 취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가 물러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20일에 취임하는 것”이라며 “그 전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의회가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내가 고대하는 것은 그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더힐은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취임식 참석 의향을 밝힌 데 대해서는 “환영한다”며 “명예로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