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제임스 클리번(오른쪽) 미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 하원이 이르면 1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한 뒤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 정도 지났을 때 상원으로 탄핵안을 송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의 친(親) 트럼프 시위대 폭동을 선동했다는 등의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추진 중이다.

현지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민주당 하원 3인자로 꼽히는 제임스 클리번(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이르면 12일 연방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클리번 의원은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국민의 하원’이라면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는 투표를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원에서는 나중에 이 탄핵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이를 상원에 보내 심리하는 방식이다.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역할을 맡고 상원의원 중에서 검사 역할을 할 위원을 뽑아 심리를 한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송부한 직후 상원은 심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탄핵안이 도착하지 않으면 심리 개시를 할 수 없다. 이후 상원이 출석의원 3분의2 이상 의결로 탄핵을 인용하면 대통령을 직(職)을 잃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9일 남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임기 내 탄핵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임기가 끝났다고해서 탄핵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미 민주당은 이 점을 노리고 있다. 탄핵이 부결되더라도 심리 절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첫 날부터 여론을 트럼프 탄핵이 ‘올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클리번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자신의 아젠다를 실행하는데 필요한 100일을 주자”면서 “그 이후에 우리는 탄핵안을 송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번 의원의 이번 발언은 지난 9일 밤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회동한 이후에 나온 것으로 미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리번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의 정치적 동반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