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 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각) 미 하원이 가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두 번 탄핵된 진기록이기도 하지만, 퇴임 후 대통령이 탄핵절차를 밟는 것 역시 미국 역사상 최초다.

현지 일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상원이 퇴임한 공직자에 대해 탄핵한 전례는 역사상 최소 두 번 있었다고 한다. 한 번은 1797년 상원의원 윌리엄 블런트(1749~1800)였고, 다른 한 번은 1876년 전쟁장관 윌리엄 벨크냅(1829~1890)이었다. 두 사람 모두 상원 표결에서 3분의2 찬성이라는 최종 인용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탄핵안이 기각됐다.

윌리엄 블런트는 땅투기로 탄핵소추됐다. 블런트는 당시 미국 연방에 갓 가입한 테네시주에 막대한 땅을 사고 이를 위해 많은 돈을 빌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불황을 맞자 위기에 직면했고, 이에 블런트는 영국과 공모해 당시 스페인령이었던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를 영국이 다시 차지하도록 꾀했다. 이럴 경우 자신이 소유한 테네시 땅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을 자세히 담은 서신은 결국 당시 존 애덤스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됐고, 애덤스 대통령은 의회에서 이 편지를 의회에서 낭독했다. 이후 블런트는 상하원에서 ‘제명’이 의결됐고, 하원은 이와 별도로 블런트에 대해 탄핵을 의결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상원의원을 탄핵할 수 있는지, 또 직에서 제명된 사람이 탄핵의 대상이 되는지를 놓고 논쟁이 오갔다. 결국 미 상원은 당시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고 탄핵 심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벨크냅은 호화로운 생활을 해 논란을 빚었다. 돈이 되는 계약을 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서다. WP는 “당시 벨크냅은 구명을 하겠다면서 백악관으로 달려가 눈물로 사직했지만 결국 탄핵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하원은 “기본적으로 사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고위직을 매춘한 것”이라며 만장일치로 탄핵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찬성이 더 많았으나 3분의2에는 못 미쳐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