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셀프 환송회'를 거행할 예정인 가운데, 군에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가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려고 하자 바이든이 이를 즉각 제지하는 일도 일어났다. ‘최악의 정권 교체기 갈등'(AFP통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20일 오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군악대를 동원한 대규모 퍼레이드와 공군 전투기 에어쇼 등을 요구했으나 국방부가 거절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날 행사는 “군의장 행사 등 국빈 방문 시 출국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기수단과 군악대, 21발의 예포, 레드 카펫이 등장하고, 지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트럼프가 연설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부부는 이날 바이든 취임식 전인 오전 7시쯤 백악관을 나설 예정이다.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앤드루스 기지로 가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앤드루스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타고, 바이든이 취임하는 시각 사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도착할 전망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은 취임식 참석 후 신임 대통령 허가를 얻어 전용기를 타고 집에 가는데,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허락받는 게 싫다”며 임기 종료 전 이용을 고집했다고 한다.
한편 트럼프는 18일 “유럽연합, 영국, 브라질에서 오는 미국 국적자 외의 여행객들에게 코로나 방역을 위해 내렸던 입국 제한을 오는 26일부로 해제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그러자 단 몇 분 만에 바이든 측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가 “의료 고문단의 조언에 따라 우리 정부는 1월 26일 입국 제한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후임 대통령이 코로나 대응이란 중대사를 두고 전혀 정보 교환이나 의견 조율이 안 된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의 마지막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마감됐다. 18일 갤럽 조사에서 그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4%였고, 16일 퀴니피액대 조사에선 29%까지 나왔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역시 CNN의 호감도 조사에서 4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그는 남편처럼 후임 퍼스트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축하 전화를 하지 않았고 백악관에 초청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