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가 달린 고어텍스 등산용 점퍼에 무늬가 그려진 털장갑을 끼고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장에 나타난 이 백발의 노인은 누굴까.
20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79) 상원의원의 소탈한 옷차림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고위급 인사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총출동하는 자리에 거물 정치인이자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진보 아이콘’ 샌더스 의원이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아웃도어 복장을 입고 나타난 모습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취임식이 끝나고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추위가 어떤 건지 안다”며 “우리는 멋진 패션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역구인) 버몬트에서는 따듯하게 입는데, 오늘 그렇게 한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네티즌들은 취임식 당시 샌더스를 포착한 사진을 응용해 온갖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을 만들어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완벽한 버몬트 할아버지” “취임식 씬스틸러(주연보다 주목받는 조연)”라며 열광하고 있다. 미 언론 LA타임스는 그가 다리를 꼬고 꼿꼿이 앉아있는 사진을 두고 ‘투덜이 시크(grumpy chic)’라고 쓰기도 했다.
샌더스 지지자 공식 트위터 계정 ‘피플 포 버니(@People4Bernie)’에서는 ‘밈 경연대회’를 개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