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뭡니까?” “내 이름은 타이거입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의 차량 전복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찰관은 “우즈는 혼자 일어서기는 어려운 상태였지만, 의식이 또렷하고 침착했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우즈가 두 다리에 복합골절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우즈는 23일(현지 시각) 오전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서 혼자 현대자동차의 SUV 제네시스 GV80을 몰고 가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인 오전 7시 12분 현장과 불과 15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인근 주민이 911에 신고했다. 사고 차는 주행 도로에서 약 9m 굴러 도로 옆 비탈에 측면으로 누워있었고, 차량 앞부분이 완전히 구겨진 모습이었다.
LA카운티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11시간 만에 브리핑을 열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차량에 가장 먼저 도착한 카를로스 곤잘레스 LA보안관보는 우즈가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에어백이 기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또 우즈는 의식이 분명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 “차 내부가 쿠션 역할… 치명적 사고 피해”
곤잘레스 보안관보는 우즈의 다리 부상을 보고 직접 빼내기보다 구조대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우즈는 자동차 앞유리를 통해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유압절단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소방용 도끼를 이용해 우즈를 빼냈다고 전했다.
알렉스 빌야누에바 보안관은 “차량의 앞부분이 심각하게 망가졌고 범퍼 등이 완전히 파손됐지만 다행히도 차량 실내는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차 내부가 쿠션 역할을 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치명적인 사고였을 것”이라고 했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우즈가 약물의 영향을 받았거나 술 냄새 등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즈가 사고 당시 과속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난 도로는 왕복 4차선의 가파른 내리막길 구간이다. 이곳의 제한 속도는 45마일(72km)로 경찰은 “과속 사고 빈도가 높은 구간”이라고 했다.
우즈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반대편 차선으로 진입해 연석과 나무를 받고 여러 차례 구르다가 전복했다. 경찰에 따르면 우즈의 차량은 중앙분리대를 지나 수십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정상 속도보다 빠르게 달린 것 같다”며 “스키드 마크(타이어 자국) 등 급제동의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