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인타운에서 한국계 남성을 겨냥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칭총(ching chong·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은어)”,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는 발언과 함께 주먹을 휘둘렀다. 현지 경찰은 이를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24일(이하 현지 시각) 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인 공군 예비역 데니 김(27)씨는 지난 16일 LA 한인타운 켄모어 거리에서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해 코뼈가 부러지고 두 눈에 멍이 들었다.
김씨는 “그들은 나에게 ‘칭총’ ‘중국 바이러스’라고 소리 지르다 나를 때렸고, 나는 땅바닥에 쓰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굴을 보면 알겠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그저 목숨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마침 현장 인근에 있던 김씨의 지인이 나타나 김씨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인은 “그들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쳤더니, 내게도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했다”고 말했다.
LA경찰국(LAPD)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범인들을 추적하기 위해 일대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사건을 접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미겔 산티아고는 “소식을 듣고 격분했다. 이는 명백한 증오범죄”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증오범죄를 놓고)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