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 동원된 성노예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 된 미국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67) 로스쿨 교수가 국제적인 반발(backlash)에 직면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서울 성북구 분수마당에 설치된 한·중 평화의소녀상. /연합뉴스

CNN은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장에 보내진 위안부가 실제로는 매춘을 강요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한 뒤 이 같은 반발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국제 법·경제 리뷰’는 3월호에 램지어 교수가 쓴 ‘태평양 전쟁에서의 매춘 계약’이란 논문을 게재하기 앞서 최근 초록을 온라인에 올렸다. 핵심 내용은 ‘일본 정부가 조선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 게 아니라, 매춘 모집업자와 예비 매춘부들이 적은 노동으로 돈을 벌려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로운 계약을 맺고 일본 고객을 상대로 장사했다’는 것이다.

CNN은 이런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며 “민감한 역사 문제를 대처하면서 지역과 국제적 공동 우선순위에 관한 협력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입장도 소개했다.

CNN은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주제(tense topic)라며 일본이 1993년 고노(河野)담화에서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일본은 위안부를 둘러싼 역사를 숨기려고 했다고 전했다.

램지어는 일본법과 기업법을 강의하는 교수다. 18세까지 일본에서 자라 일본어에 능통하며, 미국 대학에서 일본사를 전공했다. 하버드대에서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교수(일본 기업인 미쓰비시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미)’이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오래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월 일본 매체 기고에서도 “위안부가 성노예였다는 것은 순전한 허구”라고 주장했다. 2019년엔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광범위한 범죄를 저지른 건 사실이며, 일본 자경단이 죽인 조선인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는 논문을 내기도 했다.